담배를 끊자고 굳게 마음먹은지 4일, 굳은 다짐이 무색하리만큼 빨리 담배를 입에 물게 되었다. 이번엔 정말 끊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, 그러지 못한다.
내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? 안이한 마음이라는 진부한 대답을 듣고싶지는 않다. 틀린말이 아니기에, 더더욱 부정하고픈 내 하찮은 자존심때문에, 난 좀더 그럴싸한 답을 찾고 싶은걸지도 모르겠다.
담배와 함께해온 10여년. 특별한 기억엔 모두 담배가 함께 했었던 것 같다. 그에게 인격따위를 부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우습게 느껴지지만, 담배는 어쩌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일지도 모른다. 아니, 어쩌면 십여년동안의 나의 신이었을지도........
사실 부끄럽다. 부끄럽기 짝이 없다. 그래서 난 이 글을 내 일기장으로 쳐박아 버릴 것이다.
내 약한 의지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렇게도 지껄여보고, 저렇게도 지껄여보지만, 나 자신만 더욱 초라해질 뿐이라는 사실을 내가 제일 잘 알고있다... 그래서 더욱 부끄럽기 짝이 없다.
지금은 새벽 3시, 여느때처럼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. 그리고 내 어지러운 책상위엔 마지막이라 치부하고픈, 아니 마지막이라 확신하는 담배가 한까치 놓여있다. 이 글을 쓰고 난 후, 그놈과 난 드디어 이별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. 최소한 이제부터 나자신에게 거짓말을 지껄이는 그런 찌질한 남자는 되고싶지 않다.

난 오늘 이별을 한다.
마지막이라는 기쁜 말을 그에게 전할테다.
언제나 이별은 슬프고 외로웠지만,
오늘만은 그렇지 않을 것 같구나.
Stop, Enough!!!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