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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물여덟 여름, 요즘 나는...

 언제나 느끼고, 자주 내뱉는 말이지만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 지나가버린다. 버린다는 서술어의 뉘앙스에서도 느껴지는 거지만,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많은 지나버린 시간을 후회하고 있다.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는 없는걸까? 사람이 바다위를 걸을 수 없듯, 사람은 후회없는 삶을 살아낼 수 없는걸까? 비유가 적절하지 못한 것 같지만, 이미 적어버린 글을 백스페이스로 지워버리긴 싫어졌다. 그래.. 난 언제부턴가 내 후회를 주워담지 않고 있다.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스물여덟번의 생일을 지나쳐 버린 지금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...

미국 Ann Arbor에 온지 한달이 지났다. 미국 생활은 예상했던 것만큼 무료하고, 즐겁지 않다. 4년전 스페인에서의 일년간의 무료한 경험을 치루어서일까.. 고작 한달이 지난 지금부터 난 이 생활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. 미국에 도착하기 한달 전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니, 이미 지나버린 지난 한달간 난 많은 일들을 해냈어야만 했는데... 또 그러지 못했다. 아 정말 나란 인간은 내 자신에게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. 반짝이는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누군가가 같은하늘아래 있음에도 불구하고, 난 언제나 내 자신에게 엄격하지 못하다. 그래서 확 표시나진 않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내 자신이 조금씩 나약해지고, 세상사와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.

뜬금없이 내 자신에게 묻는다. '넌 꿈이 뭐니?...'
3년전 아버지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누구도 나에게 이 질문을 해주지 못했다. 난 내심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, 멋진 대답을 해줄 기회를 얻지 못했다. 물론 방금 언급한 말은 지금조차도 멋지게 대답해줄 수 없는것에 대한 변명일 뿐이지만... 그래.. 난 아직도 내 꿈에대해 자신있고, 명확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. 앞서 말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난 세상과 타협해가고 있으니까....

꿈을 갖고,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나도 먼 길을 지나왔다. 목적지도 잘 모르는 주제에 어떻게 지금 내가 있는 곳까지 오랜시간 설렁설렁 지나왔는지 신기할 따름이다. 사실 지금 내가 서 있는 여기가 어딘지도 가늠할 수 없지만...'그래....그래도 이까지 왔어..' 라는 생각보다는 역시 바보같았다는 생각이 앞선다. 그리고 난 오늘 이 사실에 대해 마지막으로 후회할 것이다. 그 목적으로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써내려 왔다. 

지난 한달.. 아니, 지난 내 젊은 날 동안 의미없는 하루를 보내버린 날이 너무나도 많았다. 오늘이 몇월 몇일인지도 정확히 모른채 하루를 보냈던 날이 부지기수였다. 매일 반복되는 후회와 또 새로이 솟아오르는 다짐들 또한 내일이 되면 후회로 남아버리는 일상의 연속에 놓여진 난, '그러면 안되는데..'라는 또 다른 후회를 만들며.. 하루를 시작하고, 또 하루를 마감한다. 이런 의미없는 하루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의미없는 인생을 만들어낼꺼라는 생각이 드는순간, 지금시간 새벽 6시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.
 
뭐 그까짓거 괜찮다고 자위해본다. 까짓거 후회하면 된다. 그리고 다짐하면 된다. 그리고 그 다짐에 대해선 앞으로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. 간단한 3단콤보로.. 내 인생 28년의 숙제가 한순간에 해결될것만 같은 순간이다.
얼마남지 않은 미국생활.. 그리고 귀국후 한국에서의 삶 속에서는 주어진 하루하루의 의미를 되새기어 희미하게 퇴색해버린 내 멋진 꿈이 내인생 최고의 의미로 남아주길 기대해본다.

'현철아. 넌 꿈이 뭐니?'
'꿈? 내 꿈은말야.........'

by KaKaLoT | 2008/08/10 19:38 | Evil mind | 트랙백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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